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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OFF THE ROW: 앤더슨 & 쉐퍼드 (ANDERSON & SHEPPARD)

Photography: Jonathan Daniel Pryce


새빌 로에서 널리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프레드 아스테어가 앤더슨 & 쉐퍼드 아뜰리에의 피팅 공간 주변에서 거울로 둘러싸인 채 제작 중인 옷을 지켜보며 춤을 추곤 했다고 합니다.  그는 코트의 목과 셔츠 깃의 높이가 맞지 않으면 입지 않았습니다.

 

쉐퍼드의 부회장 안다 로랜드와 전무 이사 콜린 헤이우드.

테일러링에 대한 이곳의 접근 방식에 관해 많은 점을 이야기해 주는 일화입니다. 앤더슨 & 쉐퍼드의 옷은 착용자의 움직임이 얼마나 활발하든 간에 라인과 드레이프, 실루엣에 가능한 한 적은 영향을 끼치도록 만들어 졌기 때문에 아스테어가 매력을 느꼈을 것입니다. "높은 암홀은 팔을 충분히 회전해도 재킷이 제자리에 머물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움직이는 대로 옷이 끌려 다니지 않는 것이죠"라고 콜린 헤이우드 전무 이사는 설명합니다. "제자리에 그대로 있습니다. 그렇지 않을 것 같아 보이지만, 대단히 편안하기까지 합니다. 마치 장갑처럼 꼭 맞아 헐렁한 부분이 없습니다. "

"저희 클래식 스타일 바지는 사이드 탭이 있고, 주름이 잡힌 모양으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에는 좀 더 슬림한 라인의 플랫 프론트가 무척 인기를 끌게 되었죠."

앤더슨 & 쉐퍼드의 독특한 스타일을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 헤이우드가 우리를 이끈 곳에는 다크 레드 체크 무늬가 오버랩된 블루 컬러의 프린스 오브 웨일즈 메리노울 체크 원단으로 만든 싱글 브레스트에 투버튼, 노치 라펠이 달린 수트로 멋지게 꾸며진 마네킹이 있었습니다. 이 소재는 앤더슨 & 쉐퍼드만을 위해 존스톤즈 오브 엘진(Johnstons of Elgin)가 생산한 것이다.

;"목 뒤에 옷깃이 어떻게 달려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팔을 움직일 때 나타나는 벌어짐을 어떻게 막아 주는지를 보세요"라고 그가 말합니다. "어깨는 부드럽고, 자연스럽고, 둥글죠. 저희는 스퀘어 효과를 피하고 깔끔한 라인을 만들기 위해 최소한의 패딩을 사용합니다. 군복에서 온 로프 어깨보다 부드럽고 둥근 어깨입니다."

웨일즈 왕자부터 윈저 공작, 케리 그랜트, 게리 쿠퍼, 파블로 피카소, 톰 포드까지 이르는 명사들을 앤더슨 & 쉐퍼드의 고객이 되게 한 이 부드러운 드레이프 컷은 전설적인 네덜란드 테일러 프레데릭 솔터의 동문인 페르 앤더슨이 새빌 로 30번지에 하우스를 연 19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흥미롭게도 오늘날의 직물은 테일러와 커터가 처음 사용하던 것에 비해 스타일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 헤리우드는 "메리노울은 매우 부드럽기 때문에 드레이프가 완벽하다"고 말하고는 18세기 후반에 호주에 전해진 메리노품종의 양에서 얻은 옷감을 고객들도 좋아하게 되었다고 덧붙입니다. "메리노울은 뛰어난 '복원력'을 지닌 매우 좋은 직물입니다. 꼬임이 많은 실은 용수철 같은 역할을 합니다."

메리노울의 특성을 보완하기 위해 앤더슨 & 쉐퍼드는 매우 가벼운 캔버스(양복 안감과 주 외부 원단 사이의 레이어)를 사용한다고 헤이우드가 말합니다. "그것이 코트 전체가 덜 구조적으로 보이게 해 줍니다"라고 설명합니다. "보이지 않는 레이어 위에 놓인 게 아니라, 직접 선택한 아름다운 직물을 실제로 입은 것처럼 느끼게 해 줍니다.  캔버스는 구조화의 필수적인 부분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작업하면 매우, 매우 가볍습니다."

"메리노울은 매우 부드럽기 때문에 드레이프가 완벽하다."

하우스의 스타일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테일러의 감각입니다. 측정한 수치 못지 않게 테일러의 감각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앤더슨 & 쉐퍼드 에서는 고객의 치수를 잰 사람이 피팅을 마친 후 되도록 빨리 패턴까지 커팅하는 것을 규칙으로 엄격히 정해 두고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고객의 체형 및 자세의 독특한 점과 뉘앙스에 대한 기억이 생생할 때 패턴에 옮길 수 있는 것입니다. 라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감각이 대단히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저희는 가슴 크기에 비례하는 옷깃 모양을 선호합니다. 좁은 라펠이나 넓은 라펠은 다른 어떤 요소보다 재킷의 유행을 보여 줍니다. 따라서 저희의 재단사는 고객에게 자연스럽게 보이는 모양대로 직접 손으로 패턴 위에 라펠을 그립니다" 헤이우드가 말합니다. "저희는 폭을 정해놓고 작업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균형이죠."

이 저명한 하우스가 취하는 접근법의 중심에는 시대를 초월하는 감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현대적인 요소들을 배제하지 않습니다.  "저희 클래식 스타일 바지는 사이드 탭이 있고, 주름이 잡힌 모양으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에는 좀 더 슬림한 라인의 플랫 프론트가 무척 인기를 끌게 되었죠." 그러나 앤더슨 & 쉐퍼드는 다른 방식으로 대단히 현대적입니다. 부회장 안다 로랜드는, 1970년대 후반에 론로(Lonrho)의 CEO였던 영국의 사업가인 그녀의 아버지 롤랜드 "타이니" 로랜드와 함께 처음으로 새빌 거리를 찾았습니다.

로랜드는 어린 나이에도, 새빌 로가 정기적으로 그곳을 찾는 소수의 엘리트 외에는 드나들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을 감지해 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2004년에 일하고 있던 파리의 크리스챤 디올 향수(Parfums Christian Dior)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와 하우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곳의 오랜 철학인 장인 정신과 품질, 편안함, 소프트한 드레이프를 21세기로 끌어 오기로 결심했습니다.

" 웨일즈 왕자부터 윈저 공작, 케리 그랜트, 게리 쿠퍼, 파블로 피카소, 톰 포드까지 이르는 명사들을 앤더슨 & 쉐퍼드의 고객이 되게 한 이 부드러운 드레이프 컷은 전설적인 네덜란드 테일러 프레데릭 솔터의 동문인 페르 앤더슨이 새빌 로 30번지에 하우스를 연 19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우스는 2005년 3월에 100야드 떨어진 올드 벌링턴 가 32번지로 자리를 옮겼습니다(의복의 중심지에서 "새빌 로를 떠나" 이곳만의 보금자리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로랜드는 런던의 테일러링 구역을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새빌로는 처음 찾는 사람들이 여전히 주눅이 들 수 있는 곳입니다." 로랜드가 말합니다. 로랜드는 2012년 말에 새빌 로 끝자락인 클리포드 가에 남성복점을 열기도 했습니다. "비스포크 수트에 시간과 과정, 비용을 들이고 나면 그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이곳을 구경할 수 있는 자격이 생겼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저희는 친근하고 다가가기 쉬운 분위기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울마크 컴퍼니와 함께한 행사와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컨텐츠가 저희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에 있는데 홍보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새빌 로는 갈 수 없는 곳이라는 관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문을 열고 저희 팀원 한 사람을 만나는 순간 그 관념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와 같은 노력을 만들어진 앤더슨 & 쉐퍼드의 친밀한 분위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직원들이 오래도록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수석 재단사인 대니 홀은 학교를 졸업한 직후부터 30년, 트라우저 커터인 존 말론은 45년 동안 일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진정한 목표는 유행에 민감한새로운 세대의 고객을 맞이하고, 새빌 로의 오랜 고객들의 애정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이곳을 찾은 날에 무척 분주했던 커팅 룸을 감안하면 이들의 접근법은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Anderson & Sheppard, 32 Old Burlington Street, London, WIS 3AT

스콧(Nick Scott): 리포트 (Robb Report)영국판의 에디터이며, 레이크 (The Rake)의 전 편집장, 지큐(GQ) 오스트레일리아의 부편집장이다. 그는 런던에 살며 에스콰이어(Esquire), 가디언(The Guardian), 파이낸셜타임스(The Financial Times )에 특집 기사를 실기도 했다.